나는 판타지왕국과 같은 그림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올드해 보이고 게임도 복잡할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그림체를 보면 딱 떠오르는게 매직더게더링인데, 그 게임 첫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림체만 갖고 게임을 논할 수 있으랴.
카드상성을 이용한 카드모으기 게임, 판타지왕국은 우선 쉬워야 해볼만 하다. 각자 손에 7장의 카드를 든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카드 1장을 가져올 수 있는데, 중앙에 공개된 카드를 가져오거나 또는 덱 위의 카드를 가져온다. 그리고 손에서 카드 1장을 버려 공개한다.
중앙에 공개된 카드가 10장이 되면 게임이 끝나고 점수를 계산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카드의 상성을 고려하여 점수를 계산한다.
카드는 총 11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군대, 유물, 야수, 불, 물, 땅, 지도자, 무기, 날씨, 마법사, 불멸. 각 카드는 11종류를 가지고 조건을 만들어 조건을 만족하면 점수를 올려주거나 깎는 내용이 적혀있다.
여기까지 설명하면, 이 게임 과연 재미있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각 카드에 적힌 내용이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단지, 득점만 요하는 내용만 적혀있는 것이 아니라 감점요인도 함께 있기 때문에, 해당 카드는 빨리 손에서 털어야 된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그렇게 점수가 작거나 감점요인의 카드를 하나 둘씩 버리고 새로 카드를 받을 무렵. 버리려고 했던 카드가 다시 주 득점원이 되고, 새롭게 버려야 할 카드를 생각하게 된다.
처음에는 마음 이끌리는 대로 대강 카드를 버리려고 했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속성에 게임의 집중도는 점점 높아진다. 아마 카드 53장의 내용을 모두 파악한 뒤에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면, 첫 라운드부터 장고를 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셋콜렉션이 단순한 족보형태로 '어떤 것을 모으면 된다.' 라고 적혀 있는 반면, 판타지왕국은 각 카드마다 족보가 달린 셈이다. 카드 하나하나가 카드의 가치뿐 아니라 족보의 가치도 함께 갖고 있다. 처음 게임을 디자인할 때부터 이러한 의도로 디자인해 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 시스템을 잘 정했고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기본 시스템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즉, 부가적인 것들이 없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게임 방법이 쉽고 어느정도 깊이가 있기 때문에 게임설명, 리플레이성 면에서 후한 점수를 줬을 것 같다.
그런데, 이 게임의 고객 포지션이 애매하다. 일반적으로 쉬운 게임은 접근성이 좋지만, 이 게임의 재미를 느끼려면 어느정도 보드게임 경험이 있어야 한다. 즉, 쉬운 게임이지만, 가족게임이 되기에는 약간 무거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플레이 한 뒤의 느낌은 딱 몰타의 관문과 비슷했다. 한 마디로 무인도에 떨어졌을 때, 갖고 갈만한 게임? 이라고 해야할까? 적은 컴포넌트로 깊이있는 게임을 할 수 있지만, 무인도에 갈 일이 없다면 자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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